십자가 아래의 위로: 벤자민 보가 남긴 사랑의 유산과 하느님의 자비

십자가 아래의 위로: 벤자민 보가 남긴 사랑의 유산과 하느님의 자비 · Avonetics
우리는 때로 감당하기 힘든 삶의 비극 앞에서 깊은 침묵에 빠지곤 합니다. 사랑하는 이가 찾아온 병마로 힘들어할 때, 남겨진 이들의 가슴속에는 '내가 무언가 놓친 것은 아닐까', '내가 더 잘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가혹한 질문이 끊임없이 피어오릅니다. 하지만 가톨릭 신앙과 오늘 우리에게 전해진 복음의 메시지는 단호하면서도 다정하게 그 죄책감을 거두어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이를 두고 '이 사람의 죄도 아니고 그 부모의 죄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인간이 겪는 질병과 상실은 누군가의 소홀함에 대한 벌이 아니며, 하느님이 내리신 시험도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삶의 아픔일 뿐입니다. 15세의 나이로 하늘나라로 떠난 온화한 청년 벤자민 보(Benjamin Vo)의 삶은 우리에게 사랑의 참된 의미를 보여줍니다. 벤자민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진심으로 좋아했고, 아버지가 들려주는 유쾌한 이야기에 맑은 눈빛으로 귀를 기울이던 다정한 아들이었습니다. 방콕 여행에서 매운 팟타이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맛보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던 모습, 언어 지연을 극복하고 교사의 든든한 칭찬을 받던 순수한 모습은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벤자민이 아팠던 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한 교구민은 강론을 통해 "부모님은 벤자민에게 세상이 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숭고한 사랑을 주었다"며 "스스로를 향한 가혹한 죄책감이라는 들보를 이제는 주님 앞에 내려놓아도 된다"고 전했습니다. 부모가 흘린 눈물과 밤을 지새운 간호는 벤자민이 하느님 품으로 가는 길을 밝혀준 가장 따뜻한 등불이었습니다. 벤자민은 이제 하늘나라에서 그의 거룩한 친구인 성 카를로 아쿠티스(Saint Carlo Acutis)와 함께 걷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신앙을 사랑했던 두 청소년은 똑같은 아픔을 겪고 15세에 하늘의 부름을 받았으며, 이제는 천국에서 남겨진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꿈에서 만난 벤자민의 맑은 모습처럼, 아이는 하느님 안에서 아무런 통증 없이 완벽하게 자유롭습니다. 남겨진 가족들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저녁 식사를 하고, 벤자민과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미소 짓는 것은 아이를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남긴 사랑을 이 세상에서 계속 이어가는 일입니다. 팟캐스트 'Benjamin을 기억하며'의 진행자들은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벤자민의 기억과 성경이 전하는 영원한 위로의 메시지를 더욱 깊이 있게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