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젤리제의 60만 군중과 병상의 조용한 기도: 고통은 결코 하느님의 벌이 아니다

샹젤리제의 60만 군중과 병상의 조용한 기도: 고통은 결코 하느님의 벌이 아니다 · Avonetics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 이어진 거대한 물결은 60만 명이 넘는 이들의 숨결로 가득 찼습니다. 성인들의 행렬이 지나갈 때 사람들은 환호했고, 교황의 눈가에는 감동의 눈물이 고였습니다. 거대한 광장을 메운 신앙의 외침은 깊은 울림을 주었지만, 진정한 신앙의 신비는 때로 가장 낮고 고요한 고통의 병상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한 가정에서는 네 번의 유산 끝에 간절한 묵주기도로 기적 같은 새 생명을 품에 안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아무리 눈물로 부르짖어도 끝내 사랑하는 아이를 먼저 떠나보내야만 하는 가슴 찢어지는 이별도 존재합니다. 열다섯 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소년 벤자민 보의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아이가 중병에 걸려 긴 병원 생활을 이어갈 때, 부모의 마음속에는 지옥 같은 자책의 목소리가 피어오릅니다. '내가 무엇을 놓쳤을까', '더 일찍 알아채지 못했을까', '내 믿음이 부족했던 것일까'. 밤마다 찾아오는 이 잔인한 질문들에 대해 한 신자는 "부모들이 겪는 자책은 죄책감이 아니라, 쏟아부을 곳을 잃어버린 너무나 큰 사랑의 슬픈 형태"라고 위로를 전했습니다. 성경과 가톨릭 신앙은 단호하게 선언합니다. 질병은 부모의 잘못이 아니며, 하느님이 내리신 형벌이나 시험도 아닙니다. 잠언 말씀처럼 주님은 사람의 중심을 살피시는 분이시며, 부모가 아이를 위해 바쳤던 그 헌신적인 사랑의 밤들을 모두 알고 계십니다. 신앙은 고통 앞에서 '왜'라는 질문을 억지로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슬픔 속에서도 주님의 품을 붙잡는 것입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를 사랑하고 보잉 737을 그리던 소년 벤자민은, 같은 열다섯의 나이에 주님 품으로 불려간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와 천상에서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남겨진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다시 웃음을 짓는 것은 아이를 배신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남긴 사랑을 세상에 계속 흐르게 하는 거룩한 여정입니다. 이 가슴 저린 상실과 참된 위로의 이야기는 팟캐스트 'Benjamin을 기억하며'를 통해 더 깊고 따뜻하게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