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이 아닙니다’… 회심의 고독과 상실의 슬픔 속에 피어난 하늘의 위로

‘내 잘못이 아닙니다’… 회심의 고독과 상실의 슬픔 속에 피어난 하늘의 위로 · Avonetics
신앙을 바꾼다는 것은 영혼의 뿌리를 통째로 옮기는 일과 같습니다. 최근 한 신자가 오랜 시간 몸담았던 침례교회의 목사님을 만나 가톨릭으로 개종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 겪게 된 깊은 떨림과 두려움을 고백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일부터 시작되는 예비신자 교리 교육을 앞두고 내린 결단이었지만, 평생을 함께해 온 공동체와 목사님의 차가운 반응 앞에 그는 깊은 외로움과 자책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신앙 공동체 내에서는 뜨거운 격려와 현실적인 조언들이 이어졌습니다. 한 신자는 '당신은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어 알렸을 뿐이며, 그 이후의 반응은 당신의 몫이 아니다'라며 용기를 북돋웠습니다. 또한 '가톨릭교회는 예수님께서 친히 세우신 역사적인 교회이며, 진리를 찾아가는 길에 마주하는 반대는 오히려 믿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며 성인들과 순교자들의 전구를 청할 것을 권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반면, 회심이 가져올 현실적인 고독과 아픔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이는 '개종은 당신이 가족처럼 여겼던 공동체를 떠나야 함을 의미하며, 때로는 진짜 가족들조차 당신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며 가톨릭교회가 개신교에 비해 초기 공동체 형성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솔직하게 짚었습니다. 실제로 가족들로부터 '사이비'라는 가혹한 말을 듣거나 비난을 감당해야 했던 이들의 고백은, 이 영적 여정이 결코 만만치 않은 십자가임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영혼의 고독과 상실의 아픔은, 오늘 미사 독서인 잠언의 말씀과 깊이 공명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단련된 말씀이며, 당신께 피신하는 이들에게는 방패가 되어주신다.' 삶의 갑작스러운 변화와 상실 앞에서도 우리가 기댈 곳은 오직 주님뿐이라는 진리입니다. 이 위로의 메시지는 열다섯이라는 짧은 생을 살고 하늘나라로 떠난 소년 벤자민 보(Benjamin Vo)의 기억으로 이어집니다. 보잉 737 비행기를 사랑하고, 아빠와 함께 공항에서 비행기를 바라보던 고요한 시간을 보물처럼 여기던 벤자민은 백혈병이라는 아픔 속에서도 삼촌을 위해 자신의 저금통을 기꺼이 내어주려 했던 천사 같은 아이였습니다. 벤자민이 떠난 지 석 달이 지난 지금도, 동생 라이언은 함께 비디오 게임을 하던 형을 매일 그리워하고, 부모의 마음에는 여전히 슬픔의 파도가 일렁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과 강론은 우리에게 나지막이 속삭입니다. 아이의 아픔은 부모의 잘못이 아니며, 하느님이 내리신 벌이나 시험도 아닙니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아픔 속에서도 부모는 벤자민에게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숭고한 사랑을 주었습니다. 아빠의 꿈속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테스트는 다 통과했어요'라고 안심시켜 주었던 벤자민은, 이제 하늘나라에서 단짝 친구인 성 카를로 아쿠티스(Saint Carlo Acutis)와 함께 영원한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벤자민의 이름으로 행하는 작은 선행과 기도들은 여전히 이 세상에 흐르는 생명수가 되어 흐릅니다. 회심의 고독을 겪는 이들도, 소중한 이를 잃고 슬퍼하는 이들도, 모두 주님의 방패 뒤에서 따뜻한 위로를 발견하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밤, 소음을 끄고 벤자민의 환한 미소를 떠올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따뜻한 하늘의 위로와 벤자민 보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는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계속해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